홍천군 홍천 철도, 단순한 교통망 확충이 능사가 아니다


용문~홍천 철도의 개통을 염원하는 목소리가 강원도민, 특히 홍천군민 사이에서 뜨겁다.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개선되고, 사통팔달 교통망이 구축되는 것은 지역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는 반드시 냉정한 역사적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춘천은 수도권 전철이 개통된 이후, 오히려 지역 경제에 찬서리를 맞았다. 기대와 달리 수도권 관광객의 소비는 제한적이었고, 반대로 춘천 시민들의 소비는 서울로 빠져나갔다. 춘천의 상권은 급속히 위축되었고, 강원대·한림대 등 대학의 학생들까지 통학이 가능해지면서 원룸과 지역 상권이 무너졌다. 화려한 기대와는 정반대의 현실이 찾아온 것이다.
이 사태의 책임은 대책 없는 낙관론만을 펼치며, “전철 개통이 곧 지역 발전”이라 주장했던 단체장과 정치인들에게 있다. 전철은 만능이 아니다. 아무런 전략 없이 교통만 뚫어 놓으면, 지역은 수도권의 변방으로 전락하고 상권은 송두리째 빨려 들어간다. 춘천이 바로 그 뼈아픈 반면교사다.
홍천은 반드시 다른 길을 걸어야 한다. 철도 개통의 득과 실을 면밀히 따지고, 지역경제를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교통망은 수단일 뿐이다. 지역 산업, 상권 보호, 인구 유입 전략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홍천은 춘천의 실패를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철도 개통은 단순한 교통 개선이 아니라, 지역 생존 전략의 일부로 다뤄져야 한다. 홍천을 살릴 것인지, 죽일 것인지는 지금부터의 준비와 선택에 달려 있다. 정치인들의 공약이 아니라, 지역민의 미래가 걸린 문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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